서울시가 내년 봄부터 주말 도심 도로를 활용하는 새로운 러닝 프로그램을 시범 도입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아시아 순방 중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카 프리 모닝(Car Free Morning)’ 행사를 벤치마킹한 이 계획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건강 문화 증진과 서울 도심의 활력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시도입니다. 이번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내용과 예상되는 서울의 변화, 그리고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과제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숨겨진 배경: 서울의 ‘러닝 인구’ 폭발적 증가와 도시 활력에 대한 고민
최근 몇 년간 서울에는 마라톤이나 공식적인 대회 외에도 소규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러닝 크루’ 문화가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강 공원이나 남산, 서울숲 등 정해진 장소를 넘어 도심 한가운데를 뛰고 싶다는 시민들의 잠재적 욕구가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오세훈 시장은 쿠알라룸푸르의 ‘카 프리 모닝’을 발견했습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카 프리 모닝’은 매주 일요일 아침, 도심의 핵심 도로를 통제하고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거나 뛰기를 할 수 있게 만든 시 차원의 체육 행사입니다. 이 행사가 보여주는 ‘자발적 운동 문화’와 ‘활기찬 도시 이미지’는 언론사 주최의 대규모 이벤트에 의존해온 서울의 기존 뛰기 문화와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오 시장은 이 행사가 단순히 도로를 막는 것을 넘어, 도시 자체에 젊고 역동적인 잠재력을 불어넣는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서울형 카 프리 모닝’ 도입은 단순한 벤치마킹을 넘어, 서울시의 급증하는 러닝 수요를 충족시키고 도시의 소프트파워를 강화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미 포화 상태인 서울의 체육 시설 대신, 도심 도로라는 새로운 공간을 시민들에게 돌려줌으로써 ‘시민 중심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의도도 엿보입니다.
‘서울형 카 프리 모닝’의 구체적인 운영 방식과 핵심 차별점
서울시가 내년 봄 시범 도입을 목표로 하는 ‘서울형 카 프리 모닝’은 쿠알라룸푸르 모델을 기반으로 하되, 서울의 특성에 맞게 조정될 예정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교통 통제 최소화’ 원칙입니다.
오 시장의 구상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주말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진행되며, 차로 전체를 막는 것이 아니라 차로의 일부(약 반 정도)만 통제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는 교통 통제로 인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면서도 러닝 공간을 확보하려는 현실적인 타협안입니다. 기존의 마라톤 행사처럼 전면적인 교통 마비를 초래하지 않으면서도, 시민들이 안전하게 도심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요, 주말 아침 이른 시간에 평소 차들로 가득 찼던 넓은 도로의 ‘한쪽’을 시민들의 뛰기 트랙으로 활용하는 개념입니다. 이는 차량 소통과 시민들의 활동 공간을 동시에 고려한 매우 실용적인 접근 방식입니다. 특히, 이 행사를 통해 서울의 주요 랜드마크를 배경으로 뛰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시민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성공을 위한 관건: 장소 선정, 안전 확보 및 자발성 유지
‘서울형 카 프리 모닝’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적인 난관을 극복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범사업의 ‘장소 선정’입니다. 교통량이 적으면서도 상징성이 높은 구간을 찾아야 하는데, 단순히 러닝만 하기 좋은 곳이 아니라, 서울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코스’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광화문 일대나 강남 테헤란로 같은 상징적인 공간이 고려될 수 있습니다.
또한, 시민 안전 확보는 이 사업의 성패를 가를 필수 조건입니다. 차로의 일부만 통제할 경우, 통제 구역과 차량 운행 구역 사이의 명확한 경계를 설정하고, 안전 요원 배치와 충분한 홍보를 통해 사고를 철저히 예방해야 합니다. 시민들이 안전하다는 신뢰를 얻지 못하면, 자발적인 참여율은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자발적인 운동 문화’의 정착입니다. 쿠알라룸푸르의 사례처럼, 관 주도가 아닌 시민 스스로가 매주 참여하고 즐기는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합니다. 시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시민들이 ‘나만의 운동 코스’로 느끼고 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단순한 뛰기를 넘어 스트레칭 존, 자전거 구역 등을 함께 운영하여 다양한 시민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서울 도심의 새로운 아침, 경제적 파급 효과까지 기대
오세훈 시장이 추진하는 ‘서울형 카 프리 모닝’은 단순한 체육 행사를 넘어, 서울이라는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도시 마케팅’의 역할까지 수행할 잠재력이 있습니다. 활기차고 건강한 도시 이미지는 관광객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러닝 관련 용품이나 건강식품 등의 소규모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내년 봄 시범 사업의 성공 여부는 서울시가 얼마나 시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현실적인 교통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단순히 도로를 막는 행사가 아니라, 시민들이 서울 도심을 새로운 시각으로 경험하고 ‘우리 도시’라는 소속감을 느끼게 해주는 프로그램으로 발전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