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쌀값은 20kg이 7만원 넘기도, 10월 중순부터는 제자리 찾나?(ft.일본 쌀값 폭등)

소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밥상 위의 필수품인 쌀 가격이 심상치 않게 오르면서 주부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죠. “지난번에 5만 원이었는데, 똑같은 쌀이 6만 원이 넘었네?”라는 하소연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20kg 쌀 한 포대가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6만 원을 넘어섰고, 일부 프리미엄 쌀은 이미 7만 원을 훌쩍 넘긴 곳도 있다고 합니다.

정부의 긴급 대응, 왜 효과가 없을까?

정부는 쌀값 안정을 위해 발 빠른 대응에 나섰습니다. 이미 8월 말부터 3만 톤의 정부 양곡을 시장에 풀었고, 최근에는 추가로 2만 5천 톤을 더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죠. 하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가격 안정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재고 부족’ 때문입니다. 최근 조생종 벼 수확 시기에 잦은 비가 내리면서 출하가 늦어졌고, 시중에 쌀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민간 유통업체들은 부족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쌀값이 더 오를 것을 예상하고 비축 경쟁에 나서고 있죠. 이 때문에 정부가 쌀을 풀어도 시장에 바로 흡수되어버려 소비자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겁니다.

쌀값 상승의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

단순히 기후 문제만으로 쌀값이 이렇게 급등한 걸까요? 전문가들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합니다. 그중 핵심은 지난해 정부의 ‘과잉 시장 격리’ 정책입니다.

2024년 쌀 생산량은 예상 소비량보다 5만 6천 톤가량 많았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이보다 3배 이상 많은 20만 톤의 쌀을 시장에서 격리했습니다. 과잉 생산으로 인한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한 조치였죠. 단기적으로는 쌀값 방어에 성공하는 듯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시중에 유통될 쌀이 부족해지는 공급 부족 사태를 초래했습니다. 한마디로 ‘풍년 속의 기근’이 된 셈이죠.

이런 상황은 마치 댐에 물은 가득한데, 수문을 너무 꽉 막아 필요한 만큼의 물이 하류로 흐르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정부 창고에는 쌀이 넘쳐나는데, 정작 소비자들이 밥을 해 먹을 쌀은 구하기 어려워진 것입니다. 여기에 민간 유통업체들의 매점매석까지 더해지면서 쌀값 상승에 불을 지핀 거죠.

일본의 쌀값 폭등, 남의 일이 아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한국도 일본처럼 ‘쌀값 폭등 사태’가 오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합니다. 실제로 일본은 지난해 생산량 급감과 사재기, 그리고 폐쇄적인 유통 구조가 겹치면서 쌀값이 1년 전보다 90% 이상 폭등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습니다. 당시 한국을 찾은 일본 관광객들이 캐리어에 한국 쌀을 가득 싣고 가는 웃지 못할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죠.

우리나라도 현재 상황이 일본과 겹치는 지점이 많습니다. 공급 부족과 함께 유통 구조의 불투명성, 그리고 불안 심리로 인한 사재기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어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언제쯤 쌀값이 안정될까?

그렇다면 이 불안한 쌀값은 언제쯤 안정될까요?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햅쌀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10월 중순부터 소매가격이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신선한 햅쌀이 시장에 충분히 공급되면 현재의 공급 부족 현상이 해소될 거라는 계산이죠.

하지만 이것만으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일시적인 공급 부족은 햅쌀 출하로 해결될 수 있지만, 작년 과잉 시장 격리에서 비롯된 구조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단기적인 대책뿐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쌀 생산량과 소비량을 정교하게 예측하고, 유통 구조를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물량을 푸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왜곡된 시장 구조를 바로잡고,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식탁 위의 가장 기본적인 식재료인 쌀 가격이 불안정한 상황은 서민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기 때문에 정부의 보다 근본적인 정책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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