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카톡 2.0’이라는 이름 아래 15년 만에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했습니다. 단순 메신저를 넘어, 인스타그램처럼 소셜 기능과 첨단 인공지능 기술을 대거 탑재하며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는데요. 이번 변화가 우리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카카오의 미래 전략은 무엇인지 심층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단순 ‘연락’을 넘어 ‘관계’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카카오톡은 그동안 휴대폰 연락처를 기반으로 한 ‘친구’ 목록으로 사람들을 연결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개편의 핵심은 바로 이 ‘친구탭’의 변화에 있습니다. 기존의 획일적인 전화번호부 형태를 벗어나, 마치 인스타그램의 피드처럼 친구들이 올리는 프로필 사진이나 게시물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바뀐 것이죠.
이 변화는 단순히 UI/UX를 개선한 것을 넘어, 카카오톡의 정체성을 재정의하는 중대한 시도입니다. 사람들은 더 이상 단순히 메시지를 주고받기 위해 카톡을 열지 않고, 친구들의 소식을 확인하고, 그들과의 관계를 더 깊이 다지는 소셜 공간으로 카톡을 활용하게 될 것입니다. 자신의 일상을 게시물로 공유하고, 원하는 사람에게만 보여줄 수 있는 기능까지 추가되면서 ‘개인화된 소셜 경험’이 강화됩니다. 이는 사용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궁극적으로는 카카오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AI 기술로 더욱 스마트해진 카카오톡
이번 개편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은 바로 AI 기술의 전면적인 도입입니다. 카카오는 자체 AI 모델인 ‘카나나’와 오픈AI의 최신 모델인 ‘GPT-5’를 카카오톡에 통합했습니다. 이제는 카톡 내에서 검색, 대화 요약, 일정 관리, 심지어 예약과 결제까지 AI가 처리하는 시대가 열린 겁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기능은 ‘AI 대화 요약’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미처 확인하지 못한 채팅방의 대화를 AI가 핵심만 쏙 뽑아 요약해주는 기능인데요. ‘안 읽음’ 폴더에 있는 수많은 채팅방을 일일이 들어가 확인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지고, 필요한 정보만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또, 음성 통화인 보이스톡을 녹음하고 AI가 텍스트로 변환 및 요약해주는 기능도 추가돼 중요한 대화 내용을 손쉽게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됩니다.
메시지 수정과 채팅방 폴더 기능
오랫동안 많은 사용자가 기다려온 기능들도 드디어 빛을 보게 됐습니다. 바로 메시지 수정과 채팅방 폴더 기능인데요. 이제 전송한 메시지를 24시간 안에 수정할 수 있어 오타나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물론, ‘수정됨’이라는 표시가 작게 뜨긴 하지만, 그래도 훨씬 편해진 건 사실입니다.
더불어, ‘채팅방 폴더’ 기능은 채팅방이 너무 많아 관리가 어려웠던 사용자들에게 희소식입니다. 가족, 친구, 직장, 광고 등 원하는 카테고리로 채팅방을 분류하고 정리할 수 있게 되면서 훨씬 깔끔하고 효율적인 대화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최대 10개의 폴더를 만들어 각각 100개까지의 채팅방을 담을 수 있으니, 이제 더 이상 카톡창에서 길을 잃을 일은 없을 겁니다.
카카오의 미래, ‘대화’를 넘어 ‘경험’을 제공하다
카카오의 이번 대규모 개편은 단순히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섭니다. 정신아 카카오 CEO의 말처럼, 이는 “카카오의 향후 15년을 준비하는” 전략적 움직임입니다. 메신저 시장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소셜 미디어와 AI 기술이 결합된 ‘슈퍼 앱’으로 진화시키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모든 사용자에게 환영받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홍민택 CPO의 말처럼 “누군가는 편리하게, 누군가는 낯설게” 느낄 수 있겠죠. 하지만 변화는 항상 새로운 기회를 가져옵니다. 카카오톡은 이제 단순히 ‘대화’를 위한 도구가 아닌,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나려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디지털 일상에 어떤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