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경비 급등 비상, 출국세 3배 인상과 JESTA 도입의 파장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인 분들에게 다소 부담스러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일본 정부가 내년 7월부터 출국세를 현재보다 3배나 올리기로 결정했기 때문인데요. 여기에 향후 입국 심사 수수료까지 신설될 예정이라 일본 관광 비용 체계에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일본 정부의 이러한 결정 배경과 여행객이 체감하게 될 실질적인 비용 변화를 자세히 정리해 드립니다.

일본 출국세 1,000엔에서 3,000엔으로 대폭 인상

일본 정부는 최근 국무회의를 통해 현재 1인당 1,000엔 수준인 국제관광여객세, 일명 출국세를 내년 7월부터 3,000엔으로 대폭 인상한다는 방침을 확정했습니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9,000원에서 27,000원으로 세 배 가량 뛰는 셈입니다. 이 세금은 국적과 상관없이 일본에서 비행기나 배를 타고 떠나는 2세 이상의 모든 여행객에게 부과되며, 별도로 내는 것이 아니라 항공권이나 배편 가격에 자동으로 포함됩니다.

단순히 수치로만 보면 2만 원 정도의 차이지만,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는 그 체감도가 훨씬 큽니다. 예를 들어 4인 가족이 도쿄나 오사카 여행을 다녀온다면, 기존에는 약 3만 6,000원 정도였던 세금이 단숨에 10만 원을 넘어서게 됩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인상을 통해 연간 약 1,300억 엔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요, 일본을 떠날 때 지불하는 ‘굿바이 비용’이 대폭 오른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늘어나는 관광객으로 인한 쓰레기 처리 문제나 대중교통 혼잡 같은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자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여행 인프라를 개선하고 지역 관광 자원을 홍보하는 비용을 여행자에게 더 많이 분담시키겠다는 취지입니다.

2028년 도입될 전자도항인증제도 JESTA와 추가 수수료

출국세 인상이 끝이 아닙니다. 일본 정부는 2028년부터 ‘일본판 이스타(ESTA)’라고 불리는 전자도항인증제도(JESTA)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이는 한국처럼 비자 없이 일본에 입국할 수 있는 국가의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입국 전에 온라인으로 미리 신상 정보를 등록하고 승인을 받게 하는 제도입니다. 현재 미국의 ESTA 시스템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심사 수수료’라는 명목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현재 논의되는 금액은 1인당 2,000엔에서 3,000엔 사이입니다. 즉, 2028년 이후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 여행객은 입국할 때 JESTA 수수료를 내고, 출국할 때 인상된 출국세를 내야 하므로 1인당 총 5,000엔에서 6,000엔(약 4만 5,000원~5만 4,000원)의 고정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테러 방지와 불법 취업 억제라는 명분은 명확하지만, 관광객 입장에서는 일본 땅을 밟고 떠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셈입니다. 비자 면제 혜택을 누리던 국가의 여행자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하나 더 생기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일본 정부가 관광객의 지갑을 여는 진짜 이유

일본이 이처럼 전방위적으로 관광객에게 세금을 걷으려는 속사정은 일본 내부의 심각한 재정난에 있습니다. 일본 내각은 최근 2026 회계연도 예산안을 역대 최대 규모인 약 122조 3,100억 엔으로 확정했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내각은 경제 성장과 안보 강화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세수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특히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복지 예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방위비 증액까지 겹치면서 국가 채무는 이미 감당하기 힘든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일본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은 주요 7개국(G7) 중 최악으로 꼽힙니다.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는 것도 한계에 부딪히자, 일본 정부가 결국 가장 손쉬운 타깃인 해외 관광객에게 눈을 돌린 것으로 보입니다.

역대급 엔저 현상으로 인해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도 일본 정부의 결단에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세금을 좀 더 올려도 일본에 올 사람은 올 것”이라는 자신감이 깔린 선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합리적인 일본 여행을 위한 대응 전략

내년 7월 인상이 확정된 만큼,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인 분들은 일정 조율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인상 시점 이전에 여행을 다녀오는 것이 가장 직접적인 비용 절감 방법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일본 여행의 고정 비용 상승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항공권 가격 비교 시 단순히 운임뿐만 아니라 세금과 수수료를 포함한 총액을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또한, 일본 내 지자체들이 자체적으로 부과하는 숙박세 등도 늘어나는 추세이므로 여행 예산을 짤 때 기존보다 10~15% 정도 여유 있게 책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일본의 세금 인상은 단순한 관광 정책을 넘어 일본 정부의 고육지책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여행객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소식이지만, 변화하는 제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예산을 준비한다면 여전히 매력적인 여행지로서의 일본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예전처럼 저렴하게만 다녀올 수 있었던 ‘가성비 일본 여행’의 시대는 서서히 저물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