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다시 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번에는 역대급 규모의 CEO 보상안 때문인데요. 테슬라 이사회는 일론 머스크에게 무려 1조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389조 5천억 원에 달하는 엄청난 보상안을 제시했습니다.
이 금액은 미국 기업 역사상 전례 없는 규모라고 합니다. 단순히 천문학적인 액수만 보면 머스크가 또 ‘돈방석에 앉는구나’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보상안의 핵심은 그가 이 엄청난 보상을 받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정말 높고 험하다는 점에 있습니다. 결국 모든 것은 ‘성과’에 달려 있다는 것이죠.
1조 달러의 보상을 받기 위한 전대미문의 조건
이번 보상안은 머스크가 테슬라의 가치를 현재의 8배 가까이 키워야만 받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현재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1조 1,000억 달러 수준인데, 최종 목표는 무려 8조 5,000억 달러입니다. 이 수치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머스크가 이 목표를 달성한다면, 테슬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보상안에는 시가총액 목표 외에도 다양한 비재무적 목표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차량 2,000만대 인도: 현재 테슬라의 연간 차량 인도량을 생각하면, 이 목표는 엄청난 도전입니다. 이는 단순히 생산량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을 지배해야 가능한 수치입니다.
FSD 소프트웨어 구독 1,000만: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 소프트웨어(FSD)는 아직 베타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1,000만 명의 유료 구독자를 확보한다는 것은 FSD가 단순한 옵션이 아닌, 필수적인 서비스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로봇 100만대 인도 및 로보택시 100만대 상업 운행: 이는 테슬라가 자동차 회사를 넘어 로봇과 인공지능 기업으로 완전히 변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줍니다. 이 목표들이 현실화된다면 테슬라의 사업 모델은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확장될 것입니다.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4,000억 달러: 수익성 측면에서도 매우 높은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매출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효율적인 경영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목표들은 ‘꿈 같은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동시에 머스크가 테슬라에서 이루고자 하는 미래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청사진이기도 합니다.
2018년 보상안과 이번 보상안의 차이점
사실 머스크의 보상안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8년에도 비슷한 규모의 보상안이 제시된 바 있습니다. 당시 보상안은 총 3억 400만 주의 스톡옵션을 단계별로 지급하는 내용이었는데, 이 역시 시가총액과 수익성 등 여러 목표를 달성해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보상안은 한 소액주주의 소송으로 법원에서 제동이 걸렸습니다. 법원은 테슬라 이사회의 독립성 부족을 문제 삼아 보상안을 무효로 판결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입니다.
이번에 새롭게 마련된 보상안은 바로 이 법원의 판결에 대비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테슬라 이사회는 법원에서 패소할 경우를 대비해 머스크에게 새로운 보상 패키지를 지급할 계획을 밝혔고, 이번 보상안이 그 결과물인 셈입니다. 2018년 보상안이 단순히 시가총액과 재무 목표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자율주행, 로봇, 로보택시 등 미래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과 연계된 목표를 추가하여 보상안의 논리적 타당성을 더욱 강화하려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과연 주주들은 이번 보상안에 동의할까?
이번 보상안은 오는 11월 6일 열리는 테슬라 연례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표결을 거쳐야만 최종 승인됩니다. 로빈 덴홀름 테슬라 이사회 의장은 “머스크가 회사에 계속 머무르고 동기를 부여받는 것이 테슬라가 목표를 달성하는 데 근본적인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머스크의 리더십이 테슬라의 미래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주주가 이 보상안에 동의할지는 미지수입니다. 한편에서는 머스크의 비전에 대한 강력한 신뢰를 바탕으로 보상안을 지지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일부 주주들은 보상 규모가 지나치게 크고, 법원의 판결이 나온 상황에서 또다시 비슷한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머스크가 이 모든 목표를 달성한다면, 그는 단순히 부유한 사업가를 넘어 인류의 기술 발전을 이끈 ‘진정한 거물’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목표 달성에 실패하거나 주주들의 반대로 보상안이 무산될 경우, 그의 리더십은 또다시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입니다. 이번 보상안은 머스크 개인의 보상을 넘어, 테슬라의 미래 방향성과 비전을 가늠하는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