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배터리 비행기 규정, 이제 비닐백 대신 ‘이것’ 챙기세요

2025년 1월, 에어부산 여객기에서 발생한 보조배터리 화재 사고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비행 중 보조배터리가 원인이 된 화재는 단순히 기내 물품의 문제가 아니라 승객과 승무원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심각한 항공 안전 문제로 부각되었죠. 사고 이후 국토교통부와 각 항공사는 재발 방지를 위한 긴급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그 결과, 비행기 탑승 전 보조배터리 합선 방지를 위해 제공되던 비닐백이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완전히 새로운 방식이 도입되었습니다. 이 변화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키면서도 환경 보호라는 시대적 가치까지 반영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지금까지는 항공기 탑승 시 보조배터리를 합선 위험 없이 안전하게 휴대하도록 돕기 위해 비닐백이 제공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양의 일회용 비닐 쓰레기는 환경 오염에 대한 우려를 낳았죠. 결국, 항공사들은 환경 보호라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면서도 보조배터리 안전 규정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그 결과가 바로 일회용 비닐백 대신 ‘절연테이프’를 활용하는 새로운 규정입니다. 이 조치는 단순히 불편을 줄이는 것을 넘어, 항공업계가 안전과 지속가능성을 모두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달라진 보조배터리 기내 반입 규정, 핵심은 ‘절연테이프’

새롭게 바뀐 보조배터리 기내 반입 규정의 핵심은 ‘단자 단락 방지’에 있습니다. 보조배터리의 양극과 음극 단자가 외부 금속 물질에 닿아 합선되는 것을 막는 것이죠. 이전에는 보조배터리 전체를 비닐백에 넣어 격리하는 방식이었지만, 이제는 훨씬 더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바뀌었습니다. 바로 보조배터리의 단자 부분에 절연테이프를 부착하는 것입니다.

이 규정은 모든 국적 항공사에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탑승객은 체크인 카운터나 탑승구 앞에서 항공사 직원에게 절연테이프를 제공받아 직접 부착하게 됩니다. 배터리 용량과 개수에 따라 절연테이프 외에 추가적인 절차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저용량 배터리: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20,000mAh 미만 보조배터리의 경우, 단자 부분에 절연테이프만 꼼꼼히 부착하면 됩니다. 이는 가장 기본적인 안전 조치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고용량 또는 다수 배터리: 20,000mAh 이상 고용량 배터리를 휴대하거나, 보조배터리 개수가 많을 경우(2개 초과 등)에는 절연테이프 부착 외에 추가적인 스티커를 부착해야 합니다. 이 스티커는 항공사 직원이 용량과 개수를 확인했다는 표식으로, 안전 검사를 통과했다는 증명 역할을 합니다.

물론, 보조배터리를 기내에서 어떻게 보관해야 하는지에 대한 원칙은 변함이 없습니다. 보조배터리는 반드시 기내 휴대해야 하며, 위탁 수하물로 부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됩니다. 기내에서도 좌석 앞주머니에 넣거나 직접 소지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화재 위험이 있는 보조배터리를 기내 선반에 보관하는 행위는 절대 금지됩니다. 이 규칙은 보조배터리가 외부 충격이나 압력에 취약하고, 화재가 발생할 경우 신속한 대응을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기내 선반은 무거운 짐들이 서로 부딪히는 경우가 많아 보조배터리에 충격을 줄 수 있으므로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화재 재발 방지를 위한 항공사의 숨은 노력

항공사들은 단순히 보조배터리 휴대 규정만 강화한 것이 아닙니다. 기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만일의 화재 사태에 대비해 다양한 첨단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보조배터리 화재의 가장 큰 문제는 ‘열 폭주’ 현상과 ‘재발화’ 가능성입니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한 번 불이 붙으면 순식간에 온도가 치솟는 열 폭주 현상을 보이며, 불을 꺼도 다시 불이 붙을 수 있는 재발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비하여 모든 국적 항공기에는 리튬 배터리 화재 진압을 위한 특수 가방이 2개 이상 배치됩니다. 이 가방은 ‘리튬 이온 배터리 화재 진압 가방(Lithium Ion Battery Fire Containment Bag)’이라고 불리며, 불이 붙은 배터리를 가방 안에 넣고 물을 부어 급속도로 냉각시키는 기능을 합니다. 가방 안의 특수 물질이 녹아내리면서 배터리를 빠르게 식혀 재발화를 효과적으로 막아줍니다.

또한, 기내 선반 내부에는 ‘온도 감응형 스티커’가 부착됩니다. 이 스티커는 내부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면 색이 변하는 특수 스티커입니다. 만약 승객이 규정을 어기고 보조배터리를 선반에 넣었을 경우, 화재가 발생하기 전에 온도가 상승하는 초기 단계에서 스티커 색이 변하여 승무원들이 육안으로도 쉽게 위험을 감지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는 화재를 조기에 인지하고 대형 사고로 번지는 것을 막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규정 변화와 첨단 안전장치 마련은 승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도 항공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려는 항공업계의 끊임없는 노력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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