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가전 전시회에서 중국 기업들이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이며 글로벌 가전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과거 ‘가성비’로 인식되던 중국 제품은 이제 로봇 청소기, TV, AR(증강현실) 안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첨단 기술을 앞세워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특히, 로봇 청소기 부문에서는 계단을 오르는 기술이나, 빠른 배터리 충전 기술 등을 선보이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TV 시장에서는 한국 기업을 위협할 만큼 고화질 미니 LED TV를 공개했습니다. 또한, AI를 탑재한 AR 안경으로 실시간 통역 기능을 시연하는 등 미래 기술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이들의 행보는 글로벌 가전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편견을 깬 중국의 기술 혁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산 가전제품이라고 하면 ‘싸고, 성능은 조금 아쉬운’ 가성비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2025년 베를린에서 열린 IFA(국제가전박람회)는 이러한 편견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습니다. 단순한 물량 공세를 넘어선 혁신적인 기술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이 대거 참가하며 글로벌 가전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체 참가 기업 중 약 38%를 차지하며 단일 국가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이제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이번 IFA에서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던 로봇 청소기부터 AI 기반의 첨단 웨어러블 기기까지, 중국이 선보인 놀라운 기술들을 하나씩 살펴봅시다.
로봇 청소기, 기술의 척도를 바꾸다
로봇 청소기는 단순히 집안일을 돕는 기기를 넘어 자율주행, 센서, AI 등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제품입니다. 때문에 로봇 청소기 시장의 점유율은 한 회사의 기술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이번 IFA에서 중국 로봇 청소기 업체들은 놀라운 기술력을 선보이며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드리미는 바퀴 4개를 이용해 15cm 높이의 계단을 연속으로 오르내리는 로봇 청소기를 시연하며 탄성을 자아냈습니다. 이는 단순히 평지 청소를 넘어 입체적인 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청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입니다. 또한, 에코백스는 물걸레 세척 중 3분 만에 배터리를 6%까지 충전하는 ‘파워부스트’ 기술을 공개했습니다. 한 번 충전으로 300평에 가까운 공간을 청소할 수 있는 효율성은 사용자에게 엄청난 편의를 제공할 것입니다. 로보락 역시 카펫 두께를 자동 인식해 높이를 조절하는 기능을 선보이며, 가구 아래 틈새까지 정교하게 청소하는 제품을 내놓았습니다. 이는 소형 가전 분야에서도 중국이 기술적인 측면에서 이미 선두를 달리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세계 로봇 청소기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1위부터 4위까지를 휩쓸었다는 사실은 이러한 흐름을 그대로 증명합니다.
TV 시장, 미니 LED로 새로운 경쟁 구도를 만들다
TV 시장은 오랫동안 한국 기업들이 프리미엄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주도해 왔습니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은 미니 LED라는 새로운 기술을 들고 나와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고 있습니다. IFA 2025에서 하이센스가 선보인 116인치 RGB 미니 LED TV는 압도적인 스케일과 화질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미니 LED는 기존 LED보다 훨씬 작은 LED 소자를 촘촘하게 배열해 화질을 극대화하는 고난도 기술입니다. 하이센스는 8000니트에 달하는 밝기를 구현하면서도 전력 소모를 40%나 줄였다고 밝혔는데, 이는 기술적으로 큰 진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TCL 역시 AI를 적용해 화질을 더욱 개선한 미니 LED TV를 선보이며 ‘OLED보다 여러 면에서 더 나은 성능을 보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이러한 중국 기업들의 공격적인 기술 개발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OLED와 LCD의 경쟁을 넘어 미니 LED라는 새로운 기술이 TV 시장의 주류 경쟁 구도를 바꿀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래 기술, AI 기반의 웨어러블로 증명하다
로봇 청소기와 TV 외에도 미래 기술 분야에서 중국 기업들은 놀라운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웨어러블 분야에서 AI와의 결합을 통해 혁신적인 제품들을 선보였습니다.
LL비전이 공개한 AI 탑재 AR(증강현실) 안경은 무게가 49g에 불과해 실제 안경처럼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특히, 이 제품의 가장 주목할 만한 기능은 실시간 언어 번역입니다. 현장에서 중국어 설명을 요청하자 안경 화면에 한국어 통역이 실시간으로 표시되는 시연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는 AR 기술이 단순한 정보 표시를 넘어 실용적인 소통 도구로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AR 안경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가벼운 무게와 함께 다양한 기능 구현이 핵심인데, LL비전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잡으며 이 분야의 잠재력을 증명했습니다. 삼성전자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AR 안경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이 시장에서 중국 기업이 기술 리더십을 선점할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지원, 글로벌 시장을 재편하다
중국 기업들이 이처럼 빠르게 기술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큰 몫을 했습니다. 미국과의 무역 갈등 속에서도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들이 기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아낌없는 정책적 지원을 펼치고 있습니다. 가전제품 구매 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은 중국 내수 시장의 성장을 가속화했고, 이는 다시 기업들의 기술 개발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었습니다. IFA 관계자들조차 ‘중국 정책이 글로벌 가전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고 언급할 만큼, 중국 정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제 ‘메이드 인 차이나’는 더 이상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IFA 2025에서 보여준 것처럼 혁신적인 기술력과 공격적인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은 글로벌 가전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뒤흔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한국을 비롯한 기존 강자들은 새로운 경쟁 구도에 적응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