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이번 주말 비 소식에 놀라셨나요? 한여름도 아닌데 갑자기 웬 비인가 싶으셨을 겁니다. 그 이유가 바로 한반도 남쪽 바다에서 연이어 발생한 ‘트리플 태풍’ 때문인데요. 17호 태풍 미탁에 이어 18호 라가사와 19호 너구리까지, 불과 이틀 사이에 세 개의 태풍이 연이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런 현상은 사실 흔치 않아서 많은 분들이 의아해하시고 궁금해하실 것 같아 준비했습니다. 과연 이 세 태풍이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왜 가을에 이렇게 강력한 태풍이 연달아 발생하는지 그 숨겨진 과학적 이유까지 함께 파헤쳐 볼게요.
태풍 삼총사, 그들의 행선지는?
이번에 발생한 태풍 삼총사는 각자 다른 길을 가고 있습니다. 마치 각자 개성이 뚜렷한 것처럼 말이죠.
1.미탁: 힘을 잃고 홍콩으로 향하는 약체 태풍
가장 먼저 발생한 17호 태풍 미탁은 다행히 세력이 아주 강하지 않습니다. 현재 홍콩 동남쪽 해상을 지나고 있으며, 점차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보다는 홍콩과 중국 남부 지역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더 큽니다.
2.너구리: 일본 먼바다를 서성이다 방향을 트는 태풍
이름부터 귀여운 19호 태풍 너구리는 일본 도쿄에서 아주 먼 해상에 위치해 있습니다. 처음에는 서쪽으로 이동하다가 방향을 틀어 다시 바다 쪽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라 안심하셔도 됩니다.
3.라가사: 경로가 유동적인 변수 태풍
가장 주의 깊게 봐야 할 태풍은 바로 18호 태풍 라가사입니다. 현재 필리핀 북쪽으로 서진하고 있으며, 강도 3의 ‘강한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해요. 이 태풍은 필리핀과 대만, 중국 남부 지역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언제든 방향을 바꿔 북상할 가능성도 남아있어 기상청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직 경로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앞으로 발표되는 기상 정보를 계속해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 가을에 태풍이 자주, 그것도 강하게 올까?
많은 분들이 의아해하시는 부분일 겁니다. 여름이 다 지나고 가을이 왔는데 왜 이렇게 태풍이 많이 발생하는 걸까요? 여기에는 아주 흥미로운 과학적 이유가 숨어있습니다.
1.늦더위가 남긴 뜨거운 바다
태풍은 따뜻한 바다 위에서 수증기를 흡수하며 발달합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여름철보다 오히려 가을 초반인 9월의 해수면 온도가 가장 높은 경우가 많아요. 한여름 내내 뜨겁게 달궈진 바다가 늦은 가을까지 그 열기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 뜨거운 물이 태풍의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무한정 공급하는 셈입니다. 마치 따뜻한 국물에 밥을 말아먹듯, 태풍도 뜨거운 바다 위에서 무럭무럭 자라는 것이죠.
2.예측 불가능한 변수, 제트기류의 영향
여름철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태풍의 이동 경로가 비교적 뚜렷합니다. 그런데 가을이 되면 이 고기압이 약해지고, 상층의 차가운 공기와 만나면서 태풍의 경로가 매우 유동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여기에 북쪽에서 내려오는 제트기류까지 더해지면 태풍의 방향이 갑자기 꺾이거나 속도가 빨라지는 등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것이 바로 가을 태풍이 더 무서운 이유 중 하나입니다.
주말 전국에 비 소식, 우산을 꼭 챙기세요
세 개의 태풍이 모두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이들이 만들어낸 기압골의 영향으로 이번 주말 전국적으로 비가 내릴 전망입니다.
1.저기압의 접근과 함께 시작되는 비
19일 오후부터 서쪽에서 접근하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비가 시작될 텐데요. 밤이 되면 그 비구름이 전국으로 확대되어 대부분의 지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2.국지성 호우, 집중되는 시간대
이번 비는 양이 아주 많지는 않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순간적으로 강하게 쏟아지는 국지성 호우가 예상됩니다. 특히 20일 새벽부터 아침 사이 충남 남부 서해안과 전북 서해안 지역에는 시간당 30mm 안팎의 매우 강한 비가 쏟아질 수 있으니, 이 지역에 계신다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안전을 위해 외출을 자제하고, 하천이나 계곡 등 위험 지역 접근을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기상이변에 잦아지는 가을 태풍
최근 기상 이변으로 인해 가을 태풍이 잦아지고, 그 위력 또한 강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해수면 온도가 예년보다 높아 열대요란이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번 트리플 태풍의 사례처럼 앞으로도 예상치 못한 날씨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주말은 물론, 당분간은 기상청의 예보를 수시로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겠습니다. 특히 강한 바람과 많은 비가 예상되는 지역에서는 사전에 대비하여 피해를 최소화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날씨는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니만큼, 늘 관심을 가지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